영화리뷰 / / 2022. 11. 28. 23:02

그린치(2018) : 그가 크리스마스를 훔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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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치(2018)

 

일루미네이션이 선사하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영화

'그린치'는 닥터 수스가 1957년 쓴 동화책을 바탕으로 만든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1996년 TV 애니메이션에서 2000년 짐 캐리 주연의 실사판 '그린치'에 이어 세 번째 영상화된 작품입니다. 2018년 개봉된 '그린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닥터 스트레이지로 핫해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의 목소리로 출연하였습니다. 언제나 가장 외로운 아이였던 그린치가 마을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크리스마스 주간이 너무 싫었던 나무지 모두가 행복해하는 크리스마스를 훔친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외면은 불친절해도 내면은 여린 녹색인간

그린치는 후빌 마을과 조금 떨어진 작은 산속 동굴에 살고 있는 녹색인간입니다. 함께 사는 반려동물 맥스는 무척 똑똑합니다. 그린치는 그런 맥스에게만 마음을 열고 맥스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맥스는 충성심이 강해 그린치에게 아침식사도 가져다주고 말도 아주 잘 알아듣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열흘 전 그린치는 식량이 전부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린치가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폭식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맥스의 음식도 떨어졌기에 그린치는 어쩔 수 없이 너무 싫은 후빌 마을로 장을 보러 가게 됩니다. 그린치는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트라우마나 PTDS로 고통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습니다.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라서 그런지 사람들에게 정을 받거나 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크리스마스에는 좋지 않은 사건을 겪어서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모두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에게 꿈과도 같은 것이지만 아무런 선물도 받을 수 없었던 그린치에게 크리스마스는 증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린치가 싫어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이고 따뜻함입니다. 그리고 그는 크리스마스를 싫어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과거의 기억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린치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누군가와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으니까 그런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기분이 드는 것을 혐오하는 것입니다. 그게 그린치가 지닌 문제의 근원입니다. 그린치는 상처 입은 사람답게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싫어하고 자신의 약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완벽히 숨기려고만 합니다. 그가 후빌 마을을 싫어하는 이유는 후빌 마을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따뜻함을 동경하고 가지고 싶었지만 어린 시절의 불우한 경험으로 인해 가지지 못했던 그린치는 오히려 그런 것들을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장을 보기 위해 도착한 후빌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고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노래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그린치는 다른 사람들에게 몹시 불친절하고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고 아프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모두에게 삐딱한 태도로만 말하는 듯합니다. 다른 사람의 친절을 거부하고 결코 타인을 돕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의 따뜻함을 조롱하는 그린치의 모습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영화는 위악의 문제를 그린치와 후빌 마을 사람들을 비교하며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린치의 눈에 비친 후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위선자입니다. 왜냐하면 정작 어린 그린치가 외롭고 너무나 차가운 세상 속에 고통받고 있을 때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지금의 후빌 마을 사람들은 그린치를 환영하고 친절하게 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후빌 마을 사람들을 대하는 그린치의 공격적인 태도가 바로 위선의 반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린치는 위선의 반대로 사는 사람이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있습니다. 왜 위악이냐 하면 영화에서 그린치는 후빌 마을 사람들에게 매우 나쁘게 대하지만 반려동물 맥스에게는 단 한순간도 잔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린치는 마음이 따뜻하고 여린 사람입니다. 잠시 후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린치에게 새로운 사실이 다가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주 큰 트리와 함께 화려한 축제가 열린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린치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순간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린치는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들의 크리스마스를 빼앗아 버리겠다며 가질 수 없으면 부숴버리겠다는 겁니다. 진행은 단순합니다. 썰매를 끌어줄 순록을 찾던 그린치가 프레디를 만나고 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만 프레디는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합니다. 그래서 그린치는 어쩔 수 없이 맥스의 도움을 받아 혼자 힘으로 후빌 마을을 훔치러 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린치의 목표인 크리스마스 도둑질을 성공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싫어한 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고 외로움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그린치가 자신이 훔친 크리스마스 선물을 모두 돌려주고 신디의 초대를 받는다는 훈훈한 이야기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

그린치는 후빌 마을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주고받는 마음을 선물로 착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린치는 주고받은 선물처럼 물질적인 것이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선물과 조명장식을 빼앗으면 크리스마스를 훔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그린치도 후빌 마을 사람들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본질은 선물이나 장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선물이니 산타클로스니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성인인 제가 보면서도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들 정도의 영화였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친절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함을 불러온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낍니다.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를 찾는다면 '그린치'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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