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 2022. 11. 27. 00:18

사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 괴상하지만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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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시대를 너무 앞서간 작품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2006년 개봉한 영화로 대한민국의 거장 박찬욱 감독의 야심작입니다. 박찬욱 감독이 감독을 맡았다는 소식과 더불어 그 당시 최고의 스타 임수정과 정지훈(가수 비)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대중의 엄청난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단숨에 화제작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파격적이고 기괴한 설정들은 호불호가 크게 나뉘었고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겪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 괴상해 보이는 작품에 100억이 넘는 큰돈을 투자받은 놀라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비정상이 비정상을 치유하는 병동

주인공인 영군(임수정)은 갑자기 무언가에 홀린 듯 본인의 손목에 전선을 꽂아 스스로를 감전시키고 목숨을 잃을 뻔 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엄마에 의해 정신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 병원에는 여러 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직접 자신의 항문을 꿰맨 남자부터 송아지를 사랑한 남자와 의문의 여자까지 등등 다양한 환자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병동에 영군이 새로 들어오자 항문남 일수(정지훈)는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의사들이 보기에 영군의 증상은 아주 이상했습니다. 왜냐하면 영군은 손가락도 까딱 하지 않고 눈동자 초점도 안 맞고 마치 로봇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남들은 모르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형광등에 인사를 하고 자판기와는 대화도 하고 온갖 기계들과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그녀를 몰래 유심히 관찰하는 일수. 그녀는 사실 사이보그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사랑하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군은 식당일을 하는 엄마를 대신해 할머니와 더 시간을 많이 보내며 살았었습니다.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자신을 쥐라고 생각하고 늘 무만 갉아먹어며 살았습니다. 이후 영군 또한 할머니를 쥐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하얀맨(요양원 관계자들)들이 할머니를 모셔 가버립니다. 엄마가 할머니를 요양원으로 보낸 거였지만 두고 간 틀니를 보자 영군은 슬펐습니다. 이때부터 영군은 이 하얀맨에 대한 복수를 다짐합니다. 이 병동에 또 다른 환자 곱단은 영군이 밥을 먹지 않아 걱정을 합니다. 매일 밥을 먹지 않는 영군을 도와주겠다며 영군의 밥을 모두 곱단이 먹어버립니다. 그 사이 영군은 건전지를 입에 대고 충전을 합니다. 사실 영군은 굶어 죽고 싶어서 밥을 안 먹은 게 아니고 그저 스스로를 사이보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밥을 먹으면 고장 날 거라 생각하고 안 먹은 거였습니다. 일수는 이 병원의 공식 도벽남. 그는 다른 사람들의 능력을 훔쳐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영군은 그에게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실 그녀는 일수가 자신에게서 뭔가를 훔쳐가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사이보그에게는 절대 가져서는 안 되는 7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슬픔, 설렘, 망설임, 공상, 죄책감, 감사함, 동정심 중 하얀맨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복수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일수가 그 동정심을 훔쳐가 주길 바랬던 것입니다. 결국 일수에게 훔쳐가 달라고 부탁을 하게 됩니다. 일수는 그녀의 동정심을 훔쳐가기 위해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영군이의 밥도 곱단이 먹는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후 일수는 그녀의 동정심을 훔쳐가기로 합니다. 동정심을 도둑맞은 영군은 드디어 하얀맨들에게 복수를 하러 갑니다. 하지만 복수를 시작하기도 전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립니다. 이를 계기로 담당의사 또한 영군의 답을 곱단이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떻게 해도 밥을 안 먹는 영군은 전기치료를 위해 안정실에 홀로 격리되고 치료 후에도 밥을 못 먹는 영군. 그때 그녀가 걱정되어 찾아와 난동 부리는 일수는 영군에게 뭔가를 던져주고 끌려 나와 옆방에 격리됩니다. 일수가 던져준 건 그들만의 비밀 통신망을 위해 종이컵으로 만든 컵 전화였습니다. 일수는 곱단이에게서 훔친 비행 양말을 영군에게 건네고 하늘을 나는 느낌이 드는 요들송을 불러줍니다. 그 노래로 그들은 망상인지 상상인지 푸른 초원에서 만나 이야기합니다. 그곳에서 나타난 영군의 할머니는 존재의 목적만 외치다 사라집니다. 다음날 병원에 찾아온 영군의 엄마는 일주일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엄마가 가져다준 할머니의 유골 한 줌으로 할머니를 떠나보내드리고 그 옆에 일수가 다가와 입맞춤으로 설레다가 또다시 정신을 잃습니다. 이대로 밥을 계속 먹지 않다가는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일수는 밥을 먹어도 기계가 고장 나지 않는 장치라며 영군에게 선물합니다. 그녀를 위해 그녀의 몸속에 장치를 설치하는 듯 시늉을 하고 다음날 첫 식사를 하는 순간 식당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몸속 장치가 작동을 안 할까 봐 걱정하는 영군에게 일수는 보증기간 평생이라며 식사를 걱정하지 말라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비정상인, 그들만의 세계

처음 영화 제목을 보고 사이보그지만 그래도 사랑하겠다는 의미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영화를 보고 나니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라는 말의 의미는 '사이보그지만 있는 그대로도 괜찮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중간에 징그러운 장면과 치료과정이 약간 무섭다 생각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비정상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특별하고 순수하게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괜찮다고 해주는 이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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