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 2023. 1. 15. 22:47

마빈의 방(Marvin's Room, 1996) : 그의 방에서 빛이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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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가족이야기

영화 '마빈의 방'은 스콧 맥페스의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1996년 개봉한 작품입니다. 제리 작스가 감독을 맡았고 메릴 스트립,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다이안 키튼,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으로 출연했습니다. 1997년 제20회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에서 대상을 거머쥔 작품이기도 합니다. 27년 전 영화기 때문에 배우들의 앳된 리즈 시절도 인상적입니다. 상처 투성이 가족들이 20년 만에 다시 모여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어찌 보면 평범한 가족들의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입니다. 

 

20년 만에 만나는 가족

영화는 온갖 의약품들이 가득한 집에서 분주히 살고 있는 '베시'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녀는 20년 전부터 병상에 누워계시는 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고모를 평생토록 보살피며 살고 있습니다. 한편 부모님의 사진을 가만히 보다 반으로 찢는 '행크'. 그리고는 사진을 모두 불태워 버리는데 그대로 집은 불타오릅니다. 행크가 그러는 동안 그의 동생 '찰리'는 그저 쳐다만 볼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두 아들을 혼자 힘으로 키우고 있는 '리'. 그녀는 현재 미용학원에 다니면서 곧 자격증을 취득할 예쩡입니다. 얼마 후 방화로 인해 행크는 정신병원에 보내지게 되고 리와 찰리는 집이 없어 수녀원의 작은 창고에서 지내게 됩니다. 베시는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와 고모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돌보느라 잠시도 집을 비울 수가 없으며 결혼이나 연애 같은 자신의 삶을 내려놓은 지 오래입니다. 한편 백혈병이 의심된다는 충격적인 소견을 받은 베시. 만약 검사 결과가 정말 그렇다면 방법은 골수 이식뿐입니다. 어쩔 수 없이 베시는 골수 검사 부탁을 위해 20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동생 리에게 연락을 합니다. 리도 하나뿐인 언니의 상황을 모른 척할 수가 없어 아들들을 데리고 검사를 받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아들에게 늘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하는 리와 또 그런 엄마에게 반항적인 십 대 사춘기 소년 행크. 둘의 대화를 살펴보면 아마도 평소에 둘은 대화를 많이 안 하는 듯하고 사랑을 주는 방법도 잘 모르는 듯 보입니다. 사실 리는 아버지가 쓰러진 뒤 집에서 도망치듯 나왔고 가족들을 20년 만에 만나러 가게 되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마주하는 베시와 리. 하지만 반가우면서도 어색한 이 상황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때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한 리는 그저 당황스럽고 두렵기만 합니다. 그런데 아직 행크는 골수검사에 동의를 하지 않았는데 리는 그것이 그저 관심을 끌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강압적인 엄마와 반항적인 형을 보며 자란 막내 찰리는 항상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점점 더 내성적인 아이가 되어갑니다. 이때 행크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붙여보는 베시. 하지만 행크는 아직 이모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경계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검사를 받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이 잘해줄 때는 이유가 있는 거라며 성질을 냅니다. 사실 행크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일하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가족일 것입니다. 또한 가족이 바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그건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베시와 행크는 함께 차를 타고 외출을 합니다. 행크는 엄마와는 달리 따뜻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이모에게 조금씩 마음을 엽니다. 한편 리의 골수가 베시의 골수와 일치하지 않아 두 아들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이때 리는 이식을 하지 못한다면 언니가 남은 생을 약으로 연명해야 한다는 것과 또 그 기간이 짧을 것 같다는 말도 듣습니다. 리는 아버지를 요양원에 보내면 언니가 조금 편할 거라 생각하지만 베시는 절대 아버지를 그곳에 보낼 수 없습니다. 며칠 뒤 아들들은 결국 골수검사를 받기로 결정하는데 사실 행크는 처음부터 검사를 받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행크는 이상한 이야기를 지어내며 베시에게 말합니다. 그런 행크에게 베시가 왜 이야기를 지어내냐고 묻자 갑자기 화를 내고 나갑니다. 어쩌면 행크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그저 따뜻한 관심과 가족의 사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날 밤 리는 용기를 내서 언니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데 사실 행크처럼 리 역시 그저 가족의 사랑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이때 베시는 웃는 모습이 참 재미있는 어떤 남자와 사랑에 빠졌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아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리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베시의 가발을 예쁘게 손질해 줍니다. 다음날 가족들은 처음으로 다 같이 놀이공원 나들이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계속 아빠 이야기를 꺼내는 행크에게 리가 숨기고 싶었던 사실을 말해줍니다. 다실 아빠는 행크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그 때문에 이혼했던 것임을 늦었지만 이제야 말해줍니다. 한편 어딘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 베시. 입에서 피를 흘리는 듯 벤치에서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다행히도 베시는 그냥 너무 지쳐서 쓰러진 것이었습니다. 한 번도 표현은 안 했지만 그녀 역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밤마다 잠에 들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한편 이곳에 남고 싶은 행크는 떠나고 싶어 하는 엄마에게 이모와 지내고 싶다는 쪽지만 남기고 반항하듯 새벽에 집을 나갑니다. 그리고 이때 베시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그건 골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검사결과였습니다. 하지만 리는 언젠가 자신이 홀로 남아 아버지와 고모를 보살펴야 할 것이라는 사실에 아주 큰 두려움을 느낍니다. 짐을 싸서 다시 수녀원으로 돌아갈까 짐을 싸다가 다시 돌아온 행크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렇게 돌아온 행크의 모습과 엄마의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결국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정한 듯 보입니다. 마빈의 방에서 자매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눈빛이 정말 큰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가족애가 느껴지는 뭉클한 영화

처음 이 영화의 제목을 봤을 때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극 중 이름이 마빈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또 다른 주연인 메릴 스트립과 다이앤 키튼의 병든 아버지의 이름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두려운 마음에 도망치고 싶었던 마빈의 방이지만 이제는 서로 이해하며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섬세하고 잔잔하게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과정을 통해 베시(다이앤 키튼)로 하여금 서로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그저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가까워지고 잘 지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이 나고서야 왜 마빈의 방에서 빛이 날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잔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90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애틋한 가족애로 뭉클한 감동을 주는 영화를 찾는다면 '마빈의 방'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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